연꽃 5 ('22.06.26 시흥 관곡지) 일요일, 오후에 비가 내릴 거라는 예보였습니다. 나갈까 말까 망설이다 나가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비가 곧 쏟아질 듯하면서도 귀가할 때까지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연꽃 5 한여름, 초록 위에 등불처럼 솟아오른 연꽃 또 너를 마주 보고 섰다. 한겨울, 마른 줄기가 동토에 처박히던 시절 오롯이 오늘을 기약했으리. 자작글 2022.06.27
회색 ('22.05.22 상동호수공원) 일요일. 상동 호수공원을 가보았습니다. 예년과 달리 돔형 식물원이 들어섰고, 케어 지역이라는 일반인 출입 통제 구역도 생겼고, 노후시설 교체공사까지 하여 당혹스러웠지만, 여름 직전의 계절을 느낄 수는 있었습니다. 벌써 연꽃이 피었더군요. 회색 세월, 꽁꽁 묶어 두고 싶지만, 아직 방법을 모르겠다. 젊음, 항상 곁에 두고 싶지만, 아직 방법을 모르겠다. 문고리 잠그고 대못을 박아도 검은 머리는 회색이 되었다. 자작글 2022.05.24
바람소리 ('22.05.15 여성봉) 일요일, 여성봉에 올라 오봉과 백운대를 바라보았습니다. 코로나가 잦아들고, 날씨도 좋아 조금 들떴습니다. 아늑한 산세가 정겹고 포근했지만, 산꼭대기엔 바람이 제법 불었습니다. 1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하하하... 옛 블로그 친구님들은 여전히 잘 계시려나... 바람소리 바람이 묻습니다. 기울지 않는 저울을 찾았더냐? 내려보지 않고 올려보지 않는다던 그 세상! 바람이 말합니다. 그렇게 목에 힘만 주다간 목 부러지겠다. 그렇게 두리번거리다간 머리 떨어지겠다. 자작글 2022.05.17
비에 젖은 봄꽃 ('21.05.16 부천 중앙공원) 지난 일요일, 종일 비가 내려 모처럼 공원에 나가보았습니다. 비에 젖은 봄꽃들은 더욱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비에 젖은 봄꽃 비에 젖은 봄꽃은 초롱초롱 빛났다. 장미도... 모란도... 비에 젖은 나는 빛날 수 있을까? 너희가 부럽다. 자작글 2021.05.19
봄에게 ('21.03.14 상동 호수 공원) 대체로 맑던 지난 일요일, 상동 호수공원에 가보았습니다. 잔디밭엔 민들레와 이름 모를 작은 꽃들이 막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조만간 산과 들엔 초록이 짙어지고 진달래와 벚, 복숭아꽃도 피겠지요. 봄에게 봄아, 반갑다! 흙 뚫고 물 갈라 초록으로 왔구나. 연둣빛 새 잎과 밝은 표정이 좋다. 봄아, 꿈꾸느냐? 너의 목표가 행복일 수는 있지만, 결과가 항상 행복인 건 아니란다. 봄아, 잊지 말아라! 행복하지 않다고 실패한 건 아니란다. 그리고, 성공하지 않아도 인생이란다. 자작글 2021.03.17
빗속의 미소 ('21.03.01 부천 중앙공원) 어디선가 만세 소리 들릴 거 같은 3.1절에 비가 내렸습니다. 우산에 사진기 들고 부천 중앙공원에 가보았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정말 매화가 활짝 피고 있었습니다. 빗속의 미소 빗물에 젖어 뽀대가 망가져도 활짝 피는 매화 네 기백이 좋다! 거리 두기, 집합금지 지쳐가도 활짝 웃는 얼굴 네 기품이 좋다! 자작글 2021.03.03
둥지 ('21.02.13 김포 장릉) 설 다음날 오후, 맑고 포근한 날씨에 김포 장릉엘 갔습니다. 비행기 소리가 들렸지만, 산새 소리는 더 멋지게 들렸습니다. 딱 또르르 딱 또르르... 딱따구리와, 산책로가 마음에 딱 들었습니다. 둥지 둥지를 지으며 소곤소곤 둥지를 지키며 티격태격 둥지에 살면서 아웅다웅 둥지를 떠나서 훌쩍훌쩍 이 동영상 재밌네요. 아빠새는 사냥만 하고, 엄마새는 전업주부 같습니다. 자작글 2021.02.15
꿈꾸는 번데기('21.02.07 소래습지 공원) 지난 일요일 오후, 파란 하늘을 보고 소래습지 공원에 갔습니다. 번데기, 해당화, 앙상한 갈대, 그리고 소금창고를 만났습니다. 이들은 아지랑이 피는 봄이 오길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꿈꾸는 번데기 그 양치기는 동쪽에 늑대다! 서쪽에 늑대다! 겁주며 관심을 끌 뿐, 답이 없습니다. 저 날새들은 비하로 도배질 험담에 펌프질 떠들어 관심을 끌 뿐, 답이 없습니다. 번데기가 속삭입니다. 소음에 잠 깼어 입을 닫아야 봄이 오지. 해당화가 속삭입니다. 더 기다려 봐 때가 되어야 싹이 나지. 갈대들도 속삭입니다. 대가를 치러야지 겨울 없이는 봄도 없지. 자작글 2021.02.11
눈 내리는 밤 ('21.02.04 부천 소향공원) 어제 자정 무렵, 창밖을 보니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습니다. 반가움에 사진기를 챙겨 소향 공원에 나가보았습니다. 벌써 눈이 소복이 쌓였고, 하얀 세상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눈 내리는 밤 고요 속에 사르르 사르르 나뭇가지에 그리움 걸렸다. 걸음마다 뽀드득 뽀드득 발자국을 하얀 눈이 덮는다. 자작글 2021.02.04
봄 오는 소리('21.01.24 인천대공원) 확진자의 감소, 백신, 치료제 이런 단어들이 희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 사람들은 봄이라도 맞이한 듯 환하고 밝아 보였습니다. 꽁꽁 얼었던 개울물은 강추위가 수그러들면서 돌돌돌... 흘렀습니다. 봄 오는 소리 돌돌돌... 졸졸졸... 개울에 봄이 다가오는 소리 삐릿삐릿... 짹짹짹... 들새가 봄을 재촉하는 소리 살랑살랑 민들레 피고 그 갈래머리 꽃 보러 오겠지! 자작글 2021.01.30